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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스의 스트레스 완화 효과
  •  관리자
  • 날짜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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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은 입을 맞출 때 코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로 얼굴을 약간 돌린다. 독일 루르대의 심리학자인 오누르 귄튀르퀸은 미국, 독일, 터키에서 124쌍의 연인이 키스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입술을 대기 전에 머리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사람이 왼쪽으로 향하는 사람보다 두 배가량 많은 것을 알아냈다.

2003년 '네이처'지 2월 13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귄튀르퀸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사람이 많은 까닭은 어린 시절 어머니 품속에서 생긴 버릇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머니의 80%는 아기를 자신의 왼쪽에 눕혀놓고 키운다. 따라서 아기는 어머니를 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결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따뜻하고 안전한 느낌을 맛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귄튀르퀸의 연구를 지지하는 몇몇 과학자들은 키스할 때 머리를 왼쪽으로 돌리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향하는 연인보다 사랑의 강도가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키스는 애정을 표현하는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키스의 단순한 몸짓 속에 의외로 복잡한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다고 여겨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미국 뉴욕주립대의 진화심리학자인 고든 갤럽은 대학생 1041명을 대상으로 키스에 대한 남녀의 차이를 조사했다. 남자는 대부분 혀를 깊숙이 밀어 넣는 입맞춤을 시도하여 성적으로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려고 한 반면, 여자는 키스를 통해 정서적으로 더 긴밀한 사이가 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계간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 gy) 제3호에 실린 논문에서 갤럽은 키스가 상대방의 유전적 자질에 관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전달하는 행위로 진화되었다고 전제하고, 여성은 입술을 포개는 순간 그 남자가 오래 사귈 만한 상대인지를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갤럽과 같은 진화심리학자들은 키스가 좋은 짝을 고르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되었다고 주장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다. 인류의 모든 문화권에서 키스가 보편화된 행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찰스 다윈은 1872년 저서에서 키스가 뉴질랜드 원주민, 파푸아 족, 에스키모인 등에게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적었으며, 영국 인류학자인 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는 1929년 저서에서 트로브리안드 군도의 원주민은 키스할 줄 모른다고 썼다.

인간생태학의 선구자인 독일의 이레노이스 아이블-아이베스펠트는 1970년 펴낸 '사랑과 미움'(Liebe und Hass)에서 인류의 10%가 사랑의 표현으로 입술을 접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비율을 현재 세계 인구에 적용하면 6억5000만 명이 키스의 달콤한 맛을 모른 채 사랑과 섹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키스는 몸 냄새를 교환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태, 곧 성적 욕망, 스트레스, 사회적 유대 등을 지배하는 화학물질을 분비시킨다. 미국 라파예트 칼리지의 심리학자인 웬디 힐은 남녀 15쌍을 대상으로 키스 전과 후, 손을 잡고 대화하기 전과 후 각각에 대해 코티솔과 옥시토신의 상태를 비교했다.



코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사회적 유대를 촉진시키므로 포옹 호르몬이라 불린다. 섹스를 끝낸 뒤에도 여자가 남자를 꼭 껴안고 싶어하는 것은 옥시토신 때문이다. 힐의 예상대로 코티솔은 혈중 농도가 떨어져 키스가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옥시토신의 경우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남자는 옥시토신의 분비량이 증가했지만, 여자들의 경우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힐은 여성이 남자와 신체적 접촉을 하는 동안에 정서적으로 유대감을 느끼거나 성적으로 흥분하기 위해서는 키스 이상의 무엇이 반드시 요구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007년 11월 3일 미국에서 개최된 신경과학회 총회에 연구결과를 보고하면서 힐은 젊은 여성들과 키스할 때 로맨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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